후원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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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을 먹어도 소화를 할 수 없는 정훈이의 몸
정훈이에게 바깥세상은 이제 까마득한 옛날이야기입니다. 여행은커녕 또래 친구들과 함께 뛰어노는 것조차 정훈이에게는 허락되지 않습니다. 중학교 3학년 때, 정훈이는 궤양성 대장염을 진단받았습니다. 궤양성 대장염은 대장에 염증 또는 궤양이 생기는 질환입니다. 병은 항문에 인접한 직장에서 시작되어 점차 안쪽으로 진행되는데, 기관들이 모두 연결되어있어 염증이 퍼져나갑니다. 이는 아직 원인도 밝혀지지 않은 만성 재발성 질환입니다. 그래도 의사 선생님의 말씀을 따라 제거 수술을 받으면 완치될 수 있다는 희망으로 대장과 직장을 제거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대장뿐만이 아니었습니다. 막상 수술을 시작하여 열어보니 정훈이의 소장은 영양분을 흡수하는 기능을 전혀 하지 못했고, 남아있는 소장은 일반 사람들 보다 훨씬 짧았습니다. 수술은 예정된 6시간의 두 배, 12시간의 긴 대장정의 끝에 마무리되었고, 완치를 기대하며 수술대에 오른 정훈이는 평생 장루 주머니와 수액과 함께 살아가야 하는 몸이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