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많은 사람, 더 고된 생활은 마치 더 넓은 토지에 더 깊은 뿌리로 서 있는 나무와 같다고 할 것이다. 그 자리에 땅을 파고 묻혀 죽고 싶을 정도의 침통한 슬픔에 함몰되어 있더라도, 참으로 신비로운 것은 그처럼 침통한 슬픔이 지극히 사소한 기쁨에 의하여 위로된다는 사실이다.큰 슬픔이 인내되고 극복되기 위해서 반드시 동일한 크기의 커다란 기쁨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작은 기쁨이 이룩해내는 엄청난 역할이 놀랍다.
반대의 경우는 어떨까. 커다란 기쁨이 작은 슬픔으로 말미암아 그 전체가 무너져내리는 일은 아무래도 드물 것이라 생각된다. 슬픔보다는 기쁨이 그 밀도가 높기 때문일까. 아니면 슬픔이든 기쁨이든 우리의 모든 정서는 우리의 생명에 봉사하도록 이미 소임이 주어져 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신영복, 「감옥으로부터의 사색」_신영복 옥중서간, 돌베개, 1998, p.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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