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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한잔-100편] 평범함의 위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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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편  더함께새희망_에밀

평범함의 위엄

 

 

내가 아는 한 동생은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복지사가 됐다. 결혼 때문에 이사를 가게 돼 일을 그만뒀다가 재취업에 나섰다. 경력단절의 벽이 높았는지 잘 되지 않아 신발 가게 파트타이머로 들어갔다. 의기소침해 있을 줄 알았더니 하는 말이 “신발을 사러 온 손님들한테요, 맘에 드는 걸 같이 찾아서 신겨주고, 그걸 사 가면 기분이 진짜 좋아요. 재밌어요.”였다.

통통 구르듯 말하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졌다. 그 이후로 자신의 하루를 사랑하고 소중히 여기는 동생이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다. 그것은 제 자리에서 제 몫을 해내며 직업에 자존감을 느끼며 사는 사람의 평범한 위엄이 담긴 모습이었다.

 

어릴 적 엄마는 몸이 약했는데도 네 자녀를 낳아 기르느라 병원을 자주 오갔다. 엄마 표현대로라면 몸이 종잇장처럼 투명해지고 금방이라도 바스러질 것 같았다고 한다. 집안 형편이 어려워지자 엄마는 기를 쓰고 밤낮으로 주택관리사 시험을 준비해 자격증을 땄고 맞벌이 생활을 시작했다. 덕분에 네 자녀는 모두 학업을 마치고 제 몸 건사하면서 살게 됐다. 이제 60 중반이 된 엄마가 어느 날 이런 말을 했다.

“그렇게 너희 넷 키우느라 찢어지게 힘들었을 때도 은행에 기어코 찾아가서 불우이웃돕기 성금을 3만 원씩 냈어.”

그 말을 하는 순간 엄마 눈에서 반짝 빛이 났다. 다른 사람을 도우면서 살았다는 엄마의 자존심. 남에게 빚을 지기도 했지만 결국 다 갚아냈다는 자부심. 그런 것이, 그저 하루를 살아내는 것이 아니라 하루를 어떻게 살지 결정한 자의 평범한 위엄이지 않을까?

 

이제 우리는 다 알고 있다. 평범하게 사는 것도 꽤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평범함의 위엄을 보여주면서 살고 싶다.

 

 

정민지, 「오늘도 울컥하고 말았습니다」, 북라이프, 2019, p.165

 

 

 
 

2025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여러분은 평범한 날들 잘 보내고 계시나요?

 

최근 벌어지는 굵직한 사건·사고들을 보면 우리가 세상에 기대하고 열망하는 것들이 실은 상식에 기반한 것이며, 얼마나 기본적이고 평범한 것들인지 깨닫게 됩니다.

 

가장 평범한 것이 가장 비범한 것이라고들 말합니다. 그만큼 평범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겠지요. 평범이란 그저 문제만 없으면 되는 것이 아니라, 충분한 노력으로 일상을 끈기 있게 다룰 때 완성되는 것이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긴 안목으로 평범하게 쌓아 올리는 하루하루.

비록 눈에 띄지는 않을지 모르지만, 바르게 제자리를 지켜내는 진득한 평범함이 오늘과 먼 미래를 단단히 잇는, 실로 값지고 대단한 일임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요즘입니다.

 

너무 앞서가려고 애쓰지도 말고, 너무 대충 흘러가는 대로 두지도 말고, 적당하게 그러나 결코 소홀하지 않게, 당신의 평범한 하루를 이어가시길 응원하겠습니다.

 

 

더함께새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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