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나랑 친구하려고 태어난 거야
신영복 선생님이 쓰신 책 『담론』 마지막에 독버섯 이야기를 소재로 한 외국 동화가 나오더라고요. 내용을 소개하자면 이래요.
등산을 하던 아버지와 아들이 있었습니다. 아버지가 등산용 스틱으로 버섯을 툭툭 치면서 이야기해요.
“잘 봐, 이게 독버섯이야. 먹으면 죽어.”
아들이 그 얘기를 듣고 “아, 이게 독버섯이구나!” 하고 지나갔습니다. 그 얘기를 들은 어린 독버섯이 충격을 받고 쓰러지면서 말했습니다.
“아, 내가 독버섯이구나. 난 누군가를 죽이는 존재구나. 내가 저렇게 예쁜 애를 죽일 수 있는 존재라니!”
어린 독버섯이 슬퍼할 때 곁에 있던 다른 독버섯이 친구의 어깨를 받치며 이야기했습니다.
“아니, 저건 식탁 위의 이야기고, 인간의 논리야. 넌 내 친구야. 넌 쟤네 먹으라고 태어난 게 아니고 나랑 친구하려고 태어난 거야.”
이 이야기를 읽는데 눈물이 났습니다. 버섯의 존재 이유는 버섯의 시각에서 판단해야 하고, 내 존재 이유는 내가 가장 잘 알잖아요. 그러니 남의 논리에 지나치게 휘둘릴 필요 없어요.
버섯에게는 버섯의 이유가 있고, 꽃에게는 꽃의 이유가 있고, 사람에게는 사람의 이유가 있고, 나에게는 나의 이유가 있겠지요. 그렇게 다 자기 이유로 사는 거죠. 자기 이유로 사는 것. 그게 바로 ‘자유’겠지요.
김제동, 『그럴 때 있으시죠?』, 나무의마음, 2016, p.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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