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삶이 가장 행복한가에만 초점을 맞추고 인생을 살아가는 건 어딘지 충분치 않은 데가 있는 것 같다. -중략-
지금 이 순간 무엇이 가장 행복한가, 어떻게 마음을 행복하게 만들 것인가 하는 질문에만 고도로 몰두할 경우, 우리는 삶의 많은 의무나 가능성, 책임과 현실성을 버려야 할 수도 있다.가령 이 순간을 가장 행복하게 하는 고도의 명상 상태가 있다고 했을 때, 그 시간을 ‘행복한 명상’으로 채우는 것도 가능하지만 대신 사랑하는 사람을 위한 의무를 다하고 내가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어떤 일에 헌신하는 데 쓸 수도 있다. 그 시간의 ‘행복도’ 혹은 ‘행복의 강도나 양’ 자체는 명상 상태가 더 높을지도 모르지만 그 시간의 ‘가치’는 다르게 평가될 수도 있는 것이다.
정지우, 『내가 잘못 산다고 말하는 세상에게』, 한겨레출판, 2022, p.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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