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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한잔-57편] 꽃길만 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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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한잔57
더불어함께새희망 

꽃길만 걸어

저는 원래 “꽃길만 걸어”라는 말을 좋아하지 않아요. 세상에 그런 유토피아는 없기 때문입니다. 저는 비현실적인 희망을 심어주는 무한 긍정 마인드를 선호하지 않습니다. 사람은 현실적인 수준에서 비판적이고 부정적인 시각을 갖출 필요가 있어요.

 

그런데 이제 “꽃길만 걸어”라는 말이 제 안에서 새롭게 정의되었습니다. 그 꽃이 결코 아름답지만은 않았음을 이제는 알기 때문입니다. 꽃 한 송이에는 모진 바람, 크고 작은 벌레의 공격, 사람들의 무심한 발길질, 과도하게 쏟아지는 비가 담겨 있습니다. 그러다가 어느 날은 쨍한 햇빛을 받으며 언제나 예뻤던 것처럼 거기 서 있는 거예요. 그 꽃이 어제는 어땠고 그저께는 어땠는지 그 꽃만 아는 겁니다.

 

이제 “꽃길만 걸어”라는 말이 저에게는 결코 무한 긍정 멘트가 아닙니다. 인생이란 게 원래 이처럼 더럽게 복잡하고 힘겹고, 그러다가 또 햇빛 쨍하니 살 만하고 그런 거니까요. 그 양면성을 받아들이고 인생의 아름다움으로 소화시킬 수 있다면 그게 바로 꽃길이죠.

 

웃따(나예랑), 『인생을 숙제처럼 살지 않기로 했다』, 다산북스, 2023, p.38

 


처음 사회에 발을 내디뎠을 때가 그랬습니다. 결혼식을 올리던 그때도 그랬죠. 빛나는 시작, 영화로운 앞날…… 제법 기대가 컸고, 약간의 환상에 젖어있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꿈을 꾸던 순간도 잠깐, 현실에선 무참히 부딪히고 깨졌고, 몸부림치고 악다구니를 쓰다 후회도 했습니다. 시작도 하기 전에 많은 걸 알게 됐고, 출발점에서 멀어진 지 고작 몇 년 사이에 우리 삶에 얼마나 많은 인내와 노력이 필요한지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일까, 지금은 고단함 속에서도 미소로 인사를 건네고, 칭찬하거나 용기를 북돋우고 잘못을 시인하는 일이, 그리고 수저를 먼저 놓거나 말없이 쓰레기봉투를 묶어 내놓고 오는 일이 그리 벅차지만은 않은 일이 되었습니다.

예상치 못한 일상의 전개에도 조금은 중심을 잡고 내 방식으로 삶을 풀어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완벽한 선택과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미숙한 나인데도 미워하지만은 않게 되었습니다.

 

비구름이 지나가면 햇살이 비치고 무지개가 뜨는 순간이 옵니다.

‘서툰 나를 끌어안고

모든 순간을 파도 타듯

힘 빼고 유연하게’ 살아가면서

인생의 의미와 선물 같은 순간들을 따뜻하게 맞이하여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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