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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한잔-88편] 눈송이 하나의 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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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편  더함께새희망_에밀

 

눈송이 하나의 무게

 

이런 아름다운 우화가 있다. 숲에서 진박새가 야생 비둘기에게 말했다.

“눈송이 하나의 무게가 얼마인지 알아?”

야생 비둘기가 말했다.

“무게가 거의 없어.”

진박새가 말했다.

“그럼 내가 믿기 어려운 이야기를 하나 해 주지. 내가 전나무 둥치 바로 옆 가지에 앉아 있었는데, 눈이 내리기 시작했어. 많이 오는 것도 아니고, 심한 눈보라도 아니었어. 전혀 격렬하지도 않고 마치 꿈속처럼 내렸어. 나는 달리 할 일이 없었기 때문에 내가 앉은 가지 위에 내려앉는 눈송이들의 숫자를 세었어. 정확하게 3,741,952개였어. 네 말대로라면 무게가 거의 없는 그다음 번째 눈송이가 내려앉는 순간 나뭇가지가 부러졌어.”

 

 

류시화, 「좋은지 나쁜지 누가 아는가」, 더숲, 2019, p.29

 

 

 

우리는 종종 삶을 스쳐 가는 걱정과 불안을 격렬한 스토리로 각색하여 스스로를 고통의 심연으로 밀어 넣습니다.

 

수혈을 받고 목숨을 건진 한 인도 남성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어느 날 그는 자신이 수혈받은 피에 대해 의심하기 시작합니다. 높은 계급의 힌두교도였던 그는 이 피가 불가촉천민의 것은 아닌지, 무슬림의 것은 아닌지 고민합니다. 그러다 결국 돌이킬 수 없는 심각한 신경쇠약증에 걸리고 맙니다.

 

우리의 의심은, 불안은, 강박적 집착은 이렇게 종종 거짓 시나리오를 만들어 냅니다. 그리고 어느덧 눈덩이처럼 불어난 고통이 평안도, 행복도 앗아갑니다.

 

우리는 누구나 고통을 겪습니다. 그러나 그 고통이 우리 각자의 전부는 아닐 것입니다. 내가 주목하여 보고 있는 나의 일부분일 뿐, 고통 그 자체가 나의 전부일 수는 없습니다.

 

그렇기에 저자의 말처럼 ‘마음이 자기와 전쟁을 벌이지 않도록’ 할 때에야 비로소 우리는 완전히 다른 세상을 경험할 수 있을 것입니다.

  

더함께새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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