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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한잔-85편] 모든 것은 이어져 있다

  • (사)더함께새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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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편  더함께새희망_에밀

 

모든 것은 이어져 있다

 

 

인간의 언어 기능에 대해 돌이켜 생각해 보면, 언어란 것은 실제로 형태가 존재하지 않는 대상에까지 틀을 부여하고 있습니다. ‘안개’라는 말을 들으면 안개라는 존재가 보이기 시작하고, ‘하늘’이란 말을 들으면 마치 하늘이라는 이름으로 구획된 영역이 있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아이들이 꽃을 그리는 것만 봐도 그렇죠. 아마 많은 아이가 꽃잎과 암술, 수술을 그릴 텐데, 이러한 선택 역시 다분히 언어의 영향을 받은 것이라 생각합니다.

 

본래의 자연계는 모든 것이 이어져 있는데 언어에 의해 선이 그어지는 것이죠. 물론, 그로 인해 얻을 수 있는 것들도 있습니다만, 나이가 들면서 이것이 인간이 범하는 오류의 근원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류이치 사카모토, 「나는 앞으로 몇 번의 보름달을 볼 수 있을까」, 위즈덤하우스, 2023, p.71

 

 

 

꽃이 그러한 것처럼 자연에 속한 인간 역시 여러 측면이 이어져 있고 수많은 특성을 동시에 지니는 존재입니다. 모두 어느 정도 경계의 안팎에 적절히 걸친 채로 살아가고 있고요.

 

하지만 우리는 우리가 만든 언어의 굴레에 스스로를 잘 가두려 하는 것 같아요. 보수와 진보, X세대와 Z세대, 경상도와 전라도. 요즘은 MBTI로 성격 유형을 나누며 간편하게 서로를 분류하기도 합니다. 편의를 위해 모두를 어딘가에 소속시켜 버리는 거죠.

 

그러는 사이 우리는 우리가 구별한 언어들에 구속되어 우리가 다면적이고 복잡성을 지닌 존재라는 것을 종종 잊게 되는 것 같아요. 여차하면 우리가 나눈 경계를 맹신하여 상대를 판단하는 함정에 빠지고 마는 것이죠. 틀에 우리를 끼워 맞추다 보면 생기는 일입니다.

 

오늘은 내 언어로 세운 생각의 경계와 삶의 정의가 나를 가두는 감옥이나 스스로 씌운 굴레가 되지는 않았나 점검해 보고 싶습니다. 나와 내 사람들에게 보다 유연하게 열려 있고 싶은 마음이 드는 아침입니다.

 

더함께새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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