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1호선을 타고 한참을 달리다 보면, 고령의 어르신들을 많이 마주하게 됩니다.
쪼글쪼글한 손등에 듬성한 머리, 구부정한 허리까지... 멀리 고향에 계신 부모님을 떠올리게 됩니다.
한국도 다른 선진국들과 더불어 고령화가 심화되어 가고 있는 나라입니다.
이런 노령인구 가운데는 독거노인의 비율도 높은데요,
특히 남성 독거노인은 만성 질환, 외로움과 무력감 등 해소해야 할 어려움들이 많은 취약 계층으로 다양한 사회적 관심을 필요로 합니다.
우리의 아버지 세대들은 가장으로서 경제적인 책임에만 집중하며 살아오셨습니다. 그렇기에 어느 날 갑자기 사회에서 가정으로 돌아오게 되면, 가장 기초적이고 일상적인 일마저 혼자 수행해내지 못하는 난관에 부딪힙니다.
지금의 청년들이야 성별에 구애 없이 요리도 잘하고, 살림도 잘 돌보지만, 남성 독거노인에겐 채소 하나 다듬는 것마저 낯선 일입니다.
그래서 더불어함께새희망은 남성 독거노인이 일상생활을 영위하는데 꼭 필요한 역량을 가질 수 있도록 돕는 사업과 프로그램들을 계획하고 있는데요, 오늘 소개해 드릴 내용도 바로 그 가운데 하나입니다.
지난 2월 23일 수요일, 더불어함께새희망이 신정종합사회복지관과 손을 잡고 남성 독거노인 요리 강습 프로그램을 진행하였습니다.
요리 경험이 많지 않은 어르신들에게 도움을 줄 많은 직원들이 미리미리 자리하였고, 어르신들도 신정종합사회복지관 4층 집단 급식소로 하나 둘 씩 모여드셨습니다.
총 10분의 어르신을 모시고 진행하는 프로그램이지만 코로나19 때문에 두 팀으로 나누어 진행하였는데요, 차가운 날씨에도 단단히 마스크와 모자를 쓰고 찾아오신 어르신들의 모습에 기대감과 의욕이 느껴졌습니다.
요리가 시작되기 전!
프로그램 진행을 돕는 분들과 일일 강사 이현배 어머님께서 오늘 만들어 볼 메뉴와 주제, 주의 사항을 먼저 이야기해 주셨어요.
어르신들과 함께 만들어 볼 메뉴는, 다가오는 봄에 입맛을 돋궈줄 봄동 겉절이와 무나물, 그리고 돼지고기 된장찌개입니다.
“오늘 주제는 ‘신사가 앞치마를 두를 무렵’입니다. 어르신들, 신사가 무엇인지 잘 아시죠?
신사의 덕목 중 하나가 요리를 할 줄 아는 거예요. 오늘 여기서 함께 요리를 배우고 나면, 어르신들도 신사로 거듭나실 수 있어요!”
“어르신, 우리 오늘 칼하고 불 이용하는 요리를 할 거예요. 맛도 중요하지만 안 다치게 각별히 주의해 주세요, 아셨죠? 자, 그럼 먼저 재료 씻고 다듬는 과정부터 같이 알려드릴게요.”
양파나 대파부터 흐르는 물에 여러 차례 씻고 다듬어 손질하는 과정을 일일 강사이신 어머님이 차근차근, 꼼꼼히 도와주셨습니다.
사실 어르신들은 세척은 물론이고 칼로 무나 기본 재료를 써는 과정부터가 난관이었습니다.
연세가 있으신 만큼 손이 떨리거나 속도가 느려서 뜻대로 되지 않는 것이었죠. 하지만 어머님이 세심하게 돌아다니며 일일이 시범을 보이고 반복해 알려주셔서, 어르신들도 큰 막힘없이 순서를 따라갈 수 있었습니다.
“아주 잘 하시네요! 어르신이 에이스예요, 에이스!”
그렇게 차례대로 겉절이와 돼지고기 된장찌개를 이어갔습니다.
생애 첫 요리를 배우는 어르신들은 선생님으로 와 주신 어머님의 지시를 귀담아 들으려고 노력하시고, 조금이라도 잘 배우려고 살피는 의욕적인 모습이셨습니다.
식품위생에 대한 지식도 없고 식품 구입·조리 경험도 거의 없으신 어르신들이었지만, 오늘을 기점으로 직접 요리도 해 보시리라 다짐 하셨습니다.
바쁜 세상에서 이제야 한 숨 돌리는 우리 어르신들, 부디 가정에 돌아가셔서 홀로 식사를 챙기시더라도 조금이나마 균형 잡힌 식사를 하실 수 있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남성 독거 어르신들, 힘내세요! 아자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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